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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떡 벌어지는 그 이름 '8K'

랏팅 2019. 6. 12. 04:44

▲ 4K 해상도의 4배를 자랑하는 8K <출처: 위키피디아>


영상 해상도는 꾸준히 발전해왔다. FHD로 충분하다던 TV 방송도 어느덧 4K 시대로 돌입했고 관련 제품들도 속속 보급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TV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각종 동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역시 4K 이상의 해상도를 지원하며,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도 4K를 본격 지원한다. 물론 영상 콘텐츠 외 게임 분야에서도 4K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현재 발매된 콘솔 기기는 대부분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PC 게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4K를 능가하는 해상도가 모습을 드러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8K다.



지속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8K


고화질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디스플레이다. PC 모니터는 FHD부터 2K, 4K까지 다양한 해상도가 사용되지만, TV 시장에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인기 TV들은 모두 4K 모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순히 다나와 TV 인기순위 1위~30위만 보더라도 4K TV로만 채워져 있다. 이처럼 현재 시장에 보급되는 대세 디스플레이는 4K다.



▲ 17년 5월부터 19년 5월까지, 시간 흐름에 따른 전 세계 8K 관심도를 구글 트렌드로 알아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8K에 대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제 4K를 넘어 8K의 디스플레이가 등장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단적인 예로 8K에 대한 전 세계 관심도를 지난 3년(17년~19년)간 구글 트렌드 검색으로 알아보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 출시 예정인 LG의 8K TV


올해 초에 열렸던 CES 2019에서 눈길을 끌었던 TV는 단연 8K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는 각 제조사는 각각 8K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국내 기업인 삼성과 LG가 80형 이상의 대형 8K TV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으며 해외 유수의 제조사들도 8K TV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8K TV라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이 보였다.


8K는 현재 보급되고 있는 4K 해상도와 비교해 4배나 높은 7,680x4,320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4K도 놀라운 디테일을 자랑한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벌써 8K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소비자들의 관심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IHS 마킷 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 8K 보급률이 2019년에는 33만으로 극소수이지만, 2020년 175만, 2021년 372만대로 차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넘사벽 해상도인 8K, 찍기 위한 장비는?


8K 디스플레이가 있다는 것은, 8K 영상도 있다는 말. 현재 8K를 지원하는 카메라는 대표적으로 RED에서 출시한 모듈형 카메라인 DSMC2가 있다. 이 가운데 센서 모듈인 MONSTRO 8K VV, HELIUM 8K S35는 8K 촬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장비들이다.


▲ RED DSMC2의 카메라 센서 모듈 중 하나인 MONSTRO 8K VV <출처: red.com>


먼저 MONSTRO 8K VV는 RED에서 출시한 제품 가운데 센서를 담당하는 모듈 중 하나다. 해당 제품에는 일반적인 35mm 풀 프레임 센서보다 큰 40.96x21.60mm의 CMOS 센서가 장착됐다. 최대 해상도는 8,192x4,322를 지원하는데 보통 8K 해상도인 7,680x4,320인 것에 비해 큰 편이다.


센서가 감지할 수 있는 다이내믹 레인지 범위도 최대 17스탑을 지원한다. 다이내믹 레인지 범위가 넓기 때문에 밝고 어두운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촬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물론, 저조도 상황에서도 영상 촬영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한편, 이 제품은 모듈형 제품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가 장비들이 필요하다. 센서 모듈 외에도 다양한 모듈이 함께 해야 제대로 활용이 가능하다.


▲ 센서 크기가 살짝 작은 HELIUM 8K S35 <출처: red.com>


동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HELIUM 8K S35는 사양으로만 보면 MONSTRO 8K VV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세부적인 사양에서는 거의 동일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차이가 나는 부분은 센서와 다이내믹 레인지에 있다. MONSTRO 8K VV는 40.96x21.60mm 센서를 장착했는데 반해 HELIUM 8K S35는 29.90x15.77mm 센서를 장착했다. 센서 차이가 있는 셈. 다이내믹 레인지는 16.5스탑을 지원하고 있어 MONSTRO 8K VV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8K 카메라, 가격도 저장 매체도 넘사벽 수준


▶ 천만 원 단위를 자랑하는 '가격'

▲ RED사의 카메라는 센서 모듈과 부가 장비들이 합쳐져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 red.com>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바로 가격이다. 해당 모듈은 센서에 따라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HELIUM 8K S35는 현재 24,500달러(한화 약 2,800만 원)에 판매 중이며, MONSTRO 8K VV의 가격은 54,500달러(한화 약 6,800만 원)다. 카메라 한 대의 가격이 아닌 센서가 탑재된 모듈만 이 가격이다. 


수천 만 원대의 가격이 체감되지 않는다면, 예시를 들어보자. 현재 HELIUM 8K S35 모듈 단 1대로, 미러리스 카메라 중 인기 모델인 소니 알파 A7 III를 약 13대 살 수 있다. 게다가 MONSTRO 8K VV 모듈 1대로는 소니 알파 A7 III를 무려 약 32대를 살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제조사인 RED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네마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각 모듈을 한 번에 구매 가능하다. 여기에는 이 모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부품까지 함께 구매 가능한데, 센서 모듈과 저장 매체는 제외되어 있다. 이 패키지의 가격은 19,993달러(한화 약 2,300만 원)다. 해당 패키지와 MONSTRO 8K VV를 함께 구매하면 약 9천만 원 초반대의 가격이 되며 필요에 따라 장비가 추가로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8K 영상 장비는 이미 가격부터 넘사벽이라고 할 수 있다.


▶ 8K 영상 담으려면 적어도 SSD는 되어야지!

▲ RED사의 고해상도 카메라에는 RED MINI-MAG가 사용된다 <출처: red.com>


해상도가 8K 정도 되면 한 번에 처리하는 파일 용량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무리 성능이 좋은 SD 메모리 카드라 하더라도 8K 카메라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SSD와 같은 전용 저장매체가 필요하다. RED 카메라 전용 SSD는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약 225MB/s인 그레이 타입(120GB, 240GB)과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약 300MB/s인 레드 타입(480GB, 960GB)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격은 960GB 모델이 2,950달러(한화 약 340만 원), 480GB 모델이 1,850달러(한화 210만 원), 240GB 모델은 1,250달러(한화 약 140만 원), 120GB 모델은 850달러(한화 약 98만 원)이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이다. 일반적인 SSD 가격과 비교하면 구매하기 부담스런 것은 틀림없다. 특히 초당 300MB를 기록하면 실제 사용량은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장시간 촬영을 위해서는 추가 구매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비용은 많이 증가하게 된다.



▲ 단품 구매도 가능하지만 12개를 한 번에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출처: red.com>


이 제품은 단품으로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RED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개, 12개 묶음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480GB 12개 제품 가격은 19,100달러(한화 약 2,200만 원), 960GB 12개 제품 가격은 30,450달러(한화 약 3,500만 원)로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한다. 카메라 모듈 기본 패키지와 센서 모듈과 합치면 약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셈.


▶ 8K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 수를 자랑한다!

▲ MONSTRO 8K VV, HELIUM 8K S35 카메라 모두 8K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 수로 영상촬영이 가능하다

<출처: red.com>


8K 카메라인 MONSTRO 8K VV와 HELIUM 8K S35는 모두 8K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 수로 촬영할 수 있다. 현재 4K에서 초당 60프레임 수로 촬영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8K에서 초당 60프레임 수로 촬영하는 건 놀라운 수준. 게다가 해상도를 낮추면 초당 프레임 수는 더 늘어난다. 4K 해상도에서는 8K의 두 배인 초당 120프레임 수로 촬영할 수 있으며, 2K 해상도에서는 4K의 두 배인 초당 240프레임 수로 촬영이 가능하다. 8K 카메라의 해상도별 초당 프레임 수도 넘사벽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넘사벽인 8K, 그러나...


HD는 낮은 화질에 속하지만, 등장 초기만 해도 뛰어난 화질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었고, FHD까지 오면서 사용자들의 눈은 계속 높아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했던 4K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새로운 붐을 일으키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었다. 반면, 8K 제품들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 HD, FHD는 물론이고 4K로 넘어올 때도 시기상조라는 말은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콘텐츠들이 채워지자 이런 평가는 점차 사라지게 됐다. 8K는 분명 현 사용자들이 접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기술의 발전과 콘텐츠의 활성화가 계속된다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기가 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 편집 / 김영성 popeye@danawa.com

글, 사진 / 민재홍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