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에 “자외선 차단 지수가 가장 높은 선크림을 사야지”란 생각으로 화장품 매장을 찾았다가 수많은 종류의 자외선 차단제 앞에서 발걸음을 돌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간 뉴스 등 각종 매체는 자외선 차단제를 구매할 때 용도에 따라 SPF와 PA를 살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지만 생각보다 자외선 차단제 구매는 단순하지 않다. 완벽한 자외선(Ultraviolet:UV) 차단도 좋지만 적당한 자외선은 체내에 비타민D를 합성하고 살균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만과 당뇨병의 위험을 줄여주기도 한다고 하니, 실내 자연광만으로도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는 말에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은 제품을 매일 바르다간 피부 보호가 아닌 비타민 D 결핍과 피부 트러블만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생활패턴부터 피부타입, 성분, 세안 방법까지 다양한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많은 정보를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자신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① SPF와 PA, '강도'보단 '지속시간'
구매에 앞서 먼저 SPF와 PA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외선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파장 길이에 따라 파장이 100~280nm인 자외선C(UVC), 280~315nm인 자외선B(UVB), 315~400nm인 자외선A(UVA)로 분류된다. 이중 자외선C(UVC)는 대기 오존층에서 차단돼 피부까지 영향을 주지 않고, 자외선B(UVB)는 피부 화상이나 그을음의 원인이, 자외선A(UVA)는 피부 기미와 주근깨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자외선A는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존재하고 유리에도 차단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같이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B(UVB)와 자외선A(UVA)의 차단지수를 의미하는 것이 각각 ‘SPF’와 ‘PA’다.
SPF = 자외선B(UVB) 차단지수 = 피부에 홍반이 발생하는 시간
SPF50 이란?
홍반 발생시간을 1/50으로 줄였다는 뜻, 즉 49/50 (98%)의 차단 효과가 있다.
PA = 자외선A(UVA) 차단지수 = UVA의 조사량은 항상 비슷하다
PA++++ 란?
'+'당 자외선 차단효과가 2~4배 증가 했다는뜻, 즉 8~16배의 차단 효과가 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들은 ‘일단 막고 보자’의 심정으로 SPF 숫자가 높고 PA 플러스가 많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차단력이 높다고 완벽히 자외선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외선 차단은 강도보다는 지속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SPF나 PA 지수가 높은 제품을 한 번 바르고 방치하는 것보다 사용 목적과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 자주 덧바르는 게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② 무기자차, 유기자차의 의미는? 자외선 튕겨내기 VS 자외선 분해
▲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트루케어 논나노 논코메도 무기자차 선크림 50ml (무기자차)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데 있어 차단 지수보다 중요한 것이 나에게 맞는 성분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다. 입소문이나 사용감만 보고 골랐다가 트러블을 유발하거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되려 떨어질 수 있으니, 앞으로는 자외선차단제 앞에 써있는 ‘무기자차’ ‘유기자차’라는 문구를 눈여겨보고 자신에게 맞는 선케어 제품을 골라보자.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 원리에 따라 무기자차와 유기자차로 나뉜다. 먼저 무기자차는 징크옥사이드나 티타늄 디옥사이드 등의 무기 화합물 성분이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물리적 방식이다. 자극이 적어 눈 시림이 적고, 피부에 바르는 즉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지만 바로 흡수되지 않아 백탁 현상이 심하고 발림성이 뻑뻑해 제품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 비레머디스 UV 릴리프 모이스처라이저 50ml (유기자차)
반면, 유기자차는 자외선을 흡수한 뒤 적외선 등 무해한 열 형태로 내보내 소멸시키는 화학적 방식으로 백탁현상이 적고 발림성이 좋아 제품 선호도가 높지만, 옥시벤존, 옥틸메톡시신나메이트(에칠핵실메톡시신나메이트) 등의 화학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눈시림과 함께 민감한 피부에는 자극이 될 수 있고 바른지 20분 이상 지나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유기자차 (유기 자외선 차단제)
* 화학적으로 합성한 유기 화합물로 이루어짐
* 자외선을 흡수한 뒤 열로 변환시켜 소멸
* 백탁 현상이 없고 발림성이 좋다
무기자차 (무기 자외선 차단제)
* 미세한 분말로 이루어져 피부에 물리적 방어막을 세운다.
* 광물에서 추출한 무기질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이 주성분
* 민감 피부에 더 순하게 작용
혼합자차 (혼합 자외선 차단제)
*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를 배합해 번들거림과 자극을 줄인 제품
이 설명만 봤을 때 발림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극이 적고 차단 범위가 넓은 무기자차 선크림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유분과 열감이 많은 지성피부라면 무기자차 제품에 함유된 유분기가 모공을 막아 오히려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무기자차의 단점을 보완한 오일 프리 선케어 제품도 나오고 있으니 트러블이 많은 민감성 지성 피부라면 오일프리 무기자차 제품을 추천한다. 이 밖에도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성분을 배합해 번들거림과 백탁을 줄이고 눈 시림 등 자극을 없앤 ‘혼합자차’ 자외선 차단제도 등장하는 추세다.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게 폭넓은 선택을 해보자.
▲ A24 프리미엄 선 프로텍션 크림 60ml (혼합자차(유기+무기))
여기에 더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자외선 차단제 선택에 앞서 보다 세심함이 필요하다.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등 화학성분의 유기자차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들이 바다로 들어가면 해당 성분이 물에 씻겨나가 산호 등 해양 생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무기자차 제품 역시 나노 크기 이상의 입자로 된 논-나노(non-nano)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③ 어느 부위에 어떤 타입을? 크림, 스프레이, 스틱, 쿠션까지...
▲ 라운드랩 365 더마 릴리프 선크림 50ml (크림타입)
자외선 차단제가 일상생활 필수 아이템이 된 만큼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다양한 제형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먼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선크림'을 알아보자. 오랜 역사만큼이나 폭넓은 자외선 차단 지수, 끈적이지 않고 백탁 현상이 없는 텍스쳐 등 수많은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보편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로션이나 세럼, 메이크업베이스 겸용으로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도 출시되며 선크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 카버코리아 AHC 내추럴 퍼펙션 아쿠아 선스프레이 180ml (스프레이 타입)
'스프레이' 형태는 수시로 덧발라줘야 하는 선케어 제품의 불편함을 해소한 ‘잇템’이라 할 수 있다. 즉각적인 쿨림감과 가벼운 사용감, 그리고 컴팩스한 사이즈로 야외에서 수시로 덧바르기 좋다. 다만 1차로 바르기엔 성능이나 지속력이 떨어질 수 있어 꼭 선크림, 선스틱 등 기타 제품을 발라준 뒤 위에 뿌려주는 게 좋다.
▲ 싸이닉 엔조이 슈퍼 액티브 에어리 선스틱 15g (스프레이 타입)
최근 3년간 가장 인기를 끌었던 선케어 제품은 단연 '선스틱'일 것이다. 밤 타입으로 손에 묻히지 않고도 원하는 부위 어디든 쓱쓱 펴 바를 수 있어 틈틈이 덧바르기 좋다. 무엇보다 화장품 사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이나 남성들에게도 적합하다는 소비자 평이 압도적인 제품이다.
▲ 올리브영 식물나라 산소수 톤 업 선쿠션 15g (쿠션 타입)
이어 등장한 新 선케어 제품은 '선쿠션'이다. 에어쿠션 형태의 선쿠션은 메이크업 위에 발라도 메이크업이 지워지지 않고 촉촉한 피부 표현을 도와주기 때문에 파우치에 빠져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스틱과 마찬가지로 손에 전혀 묻지 않으면서 선스틱의 유분과 끈적임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활용도면에서 얼굴과 목 부위에 바르기 알맞기 때문에 바디 제품으로 다른 제형의 선케어 제품을 함께 사용하길 권장한다.
④ 환경에 따른 선택, 일상 생활용과 야외활동용으로 나누자!
자외선 차단제를 여름이나 외출 시에만 발라야 하는 것은 옛말이다. 앞서 언급했든 자외선A는 커튼, 유리창을 통해 실내로 쉽게 들어오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주는 것이 피부 건강에 좋다. 더욱이 유리를 통과한 햇빛은 비타민 D 생성에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 위에서 자신에게 맞는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품을 골랐다면 지금부터 환경에 따른 자외선 차단제 선택 요령을 알아보자.
무기자차나 유기자차 제품 모두 차단 지수가 높아질수록 사용감이 떨어지거나 화학 성분 첨가가 높아지는 등 피부에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집안 등 실내 활동 시에는 SPF 10, PA + 지수가, 출퇴근, 장보기, 산책 등 간단한 야외활동 시에는 SPF10~, PA++ 지수의 자외선 차단 제품이 알맞다. 실내외 간단한 야외활동 등에는 가벼운 선케어 제품으로 피부 부담을 줄이고 자외선은 효과적으로 막아보자.
스포츠 등 야외활동에 SPF30~, PA++ 지수 이상을, 장시간 자외선 노출을 할 경우엔 SPF50~, PA+++ 지수 제품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물놀이 등 해안가에서 장시간 자외선 노출을 해야 할 경우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 2019년 6월 4일 대기오염 경보 상황 <출처: 네이버>
야외활동 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외선 지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외선지수는 태양에 대한 과다 노출로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예보로, 기상청은 하루 2회 자외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0부터 9까지 표시되며 자외선지수가 매우강함(9.0 이상)으로 예보된 날은 햇볕에 20분 이상, 자외선지수가 강함(7.0∼8.9)일 때는 햇볕에 30분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가 손상돼 붉게 변하는 홍반이 생길 우려가 크므로 가급적 바깥 활동을 삼가고, 바깥 활동을 할 경우 자외선 차단제 이외에 양산, 모자 등 물리적인 자외선 차단 용품을 구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든 정보를 숙지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구매했다면, 이제 올바른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으로 소중한 피부를 지켜보자. 보통 화장품이 그렇듯, 선케어 제품의 유통기한 역시 개봉 전엔 길지만 개봉 후에는 짧다. 시간이 지나면 날수록 차단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용량을 구매해 올여름 한 철에 다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스며드는 시간을 고려해 최소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물이나 땀에 씻기면 바로 덧발라주도록 하자. 마무리 세안 역시 꼼꼼하게 했다면 오늘 하루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나이를 잡아두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김단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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