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생활·컴퓨터등)

내 PC는 VR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가??

랏팅 2016. 11. 8. 03:07


크기변환_구닥다리 메인.jpg


인텔 2세대 샌디브릿지와 3세대 아이비브릿지는 출시 5년이 넘은 구형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CPU다. 워낙 잘 나온 탓(?)에 다른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충분히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국 PC방 중 34% 이상이 아직도 i5-2500을 사용하고 있고, 점유율 10위 이내에는 아직도 1세대와 2세대 5종의 CPU가 44% 정도 현역으로 가동 중이다. 이는 90% 이상이 게임을 위한 PC여서 CPU보다 VGA가 PC 성능에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VGA 역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최신 버전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보급형 제품 엔비디아 지포스 GTX960이다. 현재 PC방 VGA 점유율은 10위권 내에 GTX900 시리즈가 GTX960, GTX970을 합쳐 29% 이상으로 가장 높다. 순위별로는 GTX560과 GTX760이 17% 정도로 상위권에 있고, GTX550을 사용하는 PC방도 4% 정도다. 이를 가정용 PC에 대입해 보면 아마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PC에는 GTX600, GTX700 시리즈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인텔 3세대 CPU 2종으로 구형 VGA를 조합해 VR 기기를 구동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는 단지 저사양 PC의 벤치마크 점수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플랫폼인 VR 기기를 현재의 보급형 PC로도 구동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CPU는 3세대 i3-3220과 i5-3570, VGA는 GTX560과 GTX650, GTX760을 준비했다. 메인보드, SSD, 파워서플라이 등 다른 하드웨어는 동일한 제품을 사용했고 RAM은 DDR3 PC3-12800 사양의 4G 제품을 4개 준비해 4GB, 8GB, 16GB로 구분했다. VR 관련 테스트 소프트웨어는 기존의 PC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더불어 SteamVR Performance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빠른 시일 내에 VRMark와 Basemark VRScore가 출시되길 바란다.


크기변환_조립.JPG



하드웨어 리스트

 

 고정 SPEC
 메인보드: ASrock Z77 Extreme 4
 SSD: 삼성전자 850 PRO 512GB
 파워서플라이: FSP 500-50HPN 500W
 
 변수
 CPU 1: 인텔 i3-3220아이비브릿지 - 듀얼 코어 4스레드, 3.3GHz
 CPU 2: 인텔 i5-3570아이비브릿지 - 쿼드 코어 4스레드, 3.4GHz
 RAM: DDR3 PC3-12800 4GB - 4GB(x1) / 8GB(x2) / 16GB(x4)
 VGA 1: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GDDR5 1GB, 동작 속도 1059MHz)
 VGA 2: 엔비디아 지포스 GTX560(GDDR5 1GB, 동작 속도 1002MHz)
 VGA 3: 엔비디아 지포스 GTX760(GDDR5 2GB, 동작 속도 1072MHz)


i3-3220과 4GB RAM, GTX560에서 연결되는 다음 조합이 뭔가 훌쩍 뛰어넘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CPU 2종을 기반으로 RAM 3개와 VGA 3개를 모두 조합해 총 18개 항목의 테스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이번 테스트의 목표였다. 각오는 하고 있었고, 여차하면 야근과 밤샘을 할 준비도 돼 있었다.(진짜다)


그러나 6~7번째 조합을 테스트하던 중 약간의 의구심이 생겨 곧장 마지막 조합으로 순서를 바꿔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는데, 중요한 자료와 함께 큰 허무함도 따라오게 됐다. 아래의 테스트 결과를 보며 이유를 알아보자.



조합 1 - CPU: 인텔 i3-3220 / RAM: 4GB / VGA: 지포스 GTX650


cpu-z 1.png


cpu-z 2.png


CPU-Z 프로그램으로 CPU 정보를 확인했다. 100MHz의 버스 스피드가 33배수로 동작하고, 벤치마크 점수는 싱글 스레드 1,312점, 멀티 스레드 3,168점으로 측정됐다. 이 점수는 RAM 속도나 VGA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성능 지표다.


gpu-z.png


GTX650의 정보. GDDR5 메모리 1GB, 동작 속도 1059MHz다. 제조사와 제품들에 따라 속도가 조금씩 다른데, 구형이기도 하거니와 지금 시기에 이 제품을 일부러 찾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GTX650의 일반적인 성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VRMark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계속 3DMark의 힘을 빌려야겠다. GTX650의 테스트 결과는 그래픽 스코어 - 총점 순서로 클라우드 게이트 15,988 - 8,373점, 스카이 다이버 7,193 - 6,675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2,246 - 2,064점을 기록했다. 스카이 다이버의 프레임 평균이 32 정도로, 온라인 게임은 중간 옵션 정도에서 가동할 수 있지만 스팀의 풀 사이즈 게임은 돌리기 어렵다.




‘메트로 2033’의 벤치마크 테스트. 이전 기사 ‘다나와의 VR PC’에서 사용한 프리셋을 그대로 가져왔다. 3번 테스트한 결과의 중간값은 약 13.5프레임 정도로, FHD 해상도에서 옵션을 아주 낮게 해도 게임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역시 FHD 높음 옵션으로는 15프레임도 넘기기 어려웠다. 3번 테스트했지만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아주 낮음 옵션으로 어떻게든 진행은 가능했지만, 그 정도의 그래픽과 퍼포먼스라면 안 하느니만 못할 정도로 게임의 질이 떨어진다.


steamvr.png


SteamVR Performance 테스트는 예상한 대로였다. 총 3천 프레임 정도를 테스트했는데 단 한 번도 90fps를 넘지 못했고, 결과는 0점이었다. 간단하게 ‘이 정도의 사양으로는 VR 꿈도 꾸지 말라’는 냉혹한 결과였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하드웨어 중 가장 낮은 성능의 조합이었기에, 결과가 실망스럽진 않았다. 오히려 예상했던 만큼의 결과가 도출됐다고 봐야겠다.



조합 2 - CPU: 인텔 i3-3220 / RAM: 4GB / VGA: 지포스 GTX560


gpu-z.png


같은 하드웨어에 VGA만 GTX560으로 교체한 뒤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다. GPU-Z에서 GTX560의 속도가 830MHz인 걸 확인했다. 단순히 보면 500 시리즈보다는 600 시리즈의 성능이 더 높을 것 같지만, 엔비디아 VGA의 성능 지표는 앞 숫자보다 중간 숫자다. 560과 650을 비교하면, GTX650이 나중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X50 라인업에 해당하기에 객관적 성능은 GTX560이 더 좋다.








3DMark 점수는 클라우드 게이트 23,642 - 9,627점, 스카이 다이버 9,007 - 7,931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3,008 - 2,733점으로 나타났다. 스카이 다이버의 그래픽 평균 프레임이 4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게임을 FHD 해상도에서 즐길 때 60프레임을 뽑으려면 그래픽 옵션을 중간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뜻이다.




‘메트로 2033’ 테스트도 GTX650보다는 나았지만 역시 20프레임을 넘지 못할 만큼 고품질 그래픽 구현에 애를 먹었다. 최고 프레임도 45fps 정도여서 가벼운 온라인 게임이 아니면 제대로 된 그래픽으로 즐기기 어렵다.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의 테스트 결과도 비슷했다. 한 번은 간신히 20.04fps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두 번 모두 19프레임 초반에 머물렀다. 중간 옵션으로는 약 26fps 정도가 나왔는데, 이조차도 게임을 진행하기엔 쉽지 않은 상태였다.


steamvr.png


SteamVR 테스트를 조금은 기대했지만 역시나 결과는 0점. 98.9%가 90fps를 넘지 못해 사실상 이 조합으로도 VR은 안 된다는 답이 나왔다. 시스템 스펙을 보면 CPU는 나쁘지 않지만 VGA는 VR에 상대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약간의 의구심이 생긴 것은 6번째인지 7번째 조합을 테스트 및 기록하며 진행하던 때였다. RAM 16GB를 장착해도, GTX760을 장착해도 SteamVR 테스트는 요지부동이었다. 문득 VR의 요구 성능 하한선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가장 마지막, 준비한 하드웨어 중 가장 높은 조합을 테스트해 봤다.



조합 3 - CPU: 인텔 i5-3570 / RAM: 16GB / VGA: 지포스 GTX760

 


cpu-z 1.png


cpu-z 2.png


가상과 현실의 차이는 컸다. 듀얼 코어인 i3-3220과 쿼드 코어인 i5-3570의 차이는 명백했다. 특히 멀티 스레드는 6,054점으로 i3-3220의 두 배였다. 게다가 RAM도 4GB 4개를 풀 뱅크 장착해 따로 빠지는 성능이 없어 기대할 만했다.


gpu-z.png


GTX760의 상태다. VRAM은 2GB로 위 2개의 2배이고, 동작 속도와 메모리 버스도 차이가 있어 VR에 대한 성능 발휘가 기대됐다. 사실 현재 기자가 사용 중인 애증의 GTX970 전에 쓰던 것이 gTX750Ti여서 GTX700 시리즈에 좀 더 애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VR 점수가 조금이라도 잘 나와주길 바라기도 했다.








3DMark 점수는 클라우드 게이트 43,198 - 14,931점, 스카이 다이버 21,464 - 15,405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6,474 - 5,530점으로 측정됐다. 파이어 스트라이크 점수가 5천 점을 넘었고, 스카이 다이버의 평균 프레임도 100에 육박해 온라인 게임은 물론 풀패키지 게임도 중간 옵션 정도로 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메트로 2033’의 테스트 결과는 35.5fps 정도로 그리 좋진 않았다. 하지만 테스트 옵션을 일부러 ‘높음’ 이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옵션을 한 단계만 낮춰도 게임 진행이 가능한 정도의 성능이다.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역시 높음 옵션 테스트 결과가 43프레임 이상이니, 중간 옵션으로는 60프레임 이상으로 꽤나 쾌적하게 라라의 로프액션을 즐길 수 있다. 역시 스테디셀러다운 성능이다. 아직도 신품이 판매되고 있으니 제품군 자체에 대한 성능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steamvr.png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SteamVR 퍼포먼스 테스트는 주어진 시간 내에 구현되는 프레임이 90fps 이상을 꾸준히 내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정확한 계산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90fps 이하 프레임의 비중과 평균 점수로 대강의 VR 기기 구동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게임이나 3DMark 테스트에서 꽤 준수한 성능을 기록한 GTX760도 SteamVR 테스트 결과는 평균 0.3점이었다. 가장 많은 9천 프레임을 테스트했지만, 1/3이 넘는 프레임이 90fps를 넘지 못했다. 미미하게나마 게임 성능에 영향을 주는 CPU나 RAM도 GPU와 VRAM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i5-3570과 GTX760의 조합으로도 VR 기기는 활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마치며

 

 

< Are you ready to VR? >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하한선을 너무 낮게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결과는 VR 기기의 최소사양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개인용도와 더불어 PC방에서도 VR 룸을 만들어 서비스하겠다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데, 전국 PC방과 개인용 PC의 절반 이상은 GTX760 이하의 VGA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도) 연내에 국내에 출시될 양대 VR 기기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쿼드 코어 CPU와 더불어 적어도 GTX760보다 두 단계 이상 높은 성능을 가진 VGA가 필요할 것이다. 다음 테스트 대상을 현재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GTX900 시리즈로 결정한 이유다.

 

 

(c)VR의 시작과 끝. VR다나와 (www.vrdanawa.com)



원문보기:
http://news.danawa.com/view?boardSeq=67&listSeq=3265376&page=1#csidxd481823a6e38b0b9575efef7264c5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