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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골라먹는 시대! 아는 만큼 물이 보인다

랏팅 2018. 1. 16. 02:27

 


'깨끗한 물'의 상징이 되어버린 생수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강물을 팔아먹은 사람이 희대의 사기꾼으로 묘사되던 시대도 있었지만, 환경오염과 수돗물에 대한 불신 탓인지 물을 사먹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사람들은 생수 브랜드로 자신과 타인의 소비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


물의 브랜드화는 다른 문제겠지만 사람들이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건강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한국인의 절반 이상은 체내 수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마실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커피, 주스, 탄산음료 등 물을 대체하는 음료들의 음용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물을 잘 마시면 질병의 1/3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미국 암연구센터의 발표도 있었다. 이제는 음료 대신 물의 선택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물(水)’



우리 몸의 약 70%는 물이다. 신체 구성성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1%만 부족해도 갈증을 유발하고 3%가 부족하면 혈류량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순수한 물이 아닌 각종 첨가물이 함유된 음료나 차, 커피 등을 자주 마시게 되면 만성 탈수를 초래할 수 있다. 만성 탈수는 노화 촉진과 신진대사 장애를 가져올 수 있으며 수많은 질병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물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은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는 가장 주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다. 사람은 음식을 안 먹고는 몇 주도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일주일도 버티지 못한다.


물은 그냥 신체의 구성요소에 머물지 않는다. 물은 체온을 조절하고 물질대사 과정을 촉진한다. 몸에 좋은 영양분은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많은 기능을 한다. 그래서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신체기능이 많은 오작동을 일으킨다. 세포에 노폐물이 쌓이고 에너지 대사도 느려져 온몸이 무기력해지고 쉽게 피로감이 몰려온다. 섭취한 음식이 몸에 흡수되도록 하는 물이 부족할 경우 소화기능이 약해질 수도 있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늘 피로에 시달리는 편이라면 평소 마시는 물의 양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몸에 수분을 채우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맹물을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식품으로 섭취하는 수분도 상당하다. 야채, 과일, 쌀밥, 생선, 육류 등 대부분의 식품은 수분을 함유하기 때문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소장과 대장에서 일정량의 수분을 흡수한 후 신장에서 걸러낸다. 피부나 호흡으로 수분이 흡수되기도 한다. 피부가 건조할 때 물 속에 들어가면 몸에서 일정량을 받아들인 후 땀으로 배출하며, 습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도 수분 흡수가 된다. 물론 필요한 만큼의 수분 보충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극미량이긴 하다.

 

 

맛있는 물의 기준은 따로 있다?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좋은 물'을 찾아 마시는 것을 인생의 사명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마트, 편의점, 백화점을 불문하고 매장 냉장고 안에는 일반 생수부터 해양심층수, 빙하수, 베이비 워터, 탄산 워터, 기능성 워터 등 각양각색의 생수들이 즐비하다. 세계의 온갖 진귀한 물을 모아놓은 인터넷쇼핑몰이 있는가 하면, 시내 중심에는 생수를 음료처럼 사먹는 물카페와 워터바(Water Bar)까지 등장했다. 1리터 한 병의 가격이 1만 원에 육박해도 몸에 좋고 맛이 좋다는 소문이 돌면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과연 사람들은 물맛의 차이를 가격의 차이만큼 분명하게 인지할까?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와 대학교 등에서 실시한 물맛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시민은 물맛의 차이를 거의 구분하지 못했다. 생수와 정수기물, 수돗물 중 가장 맛있는 물로 꼽은 비율이 전부 30%대로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수돗물을 가장 많이 선택한 조사결과가 신기할 정도로 많았다.


 


입맛의 차이가 불분명한 탓인지 수치화된 물맛 지수까지 생겨났다. 이른바 O-index, K-index로 불리는 '하시모토 지표'다. O-index는 물의 맛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식으로 칼슘과 칼륨, 이산화규소가 맛있는 물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마그네슘과 항산기는 거칠고 쓴맛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K-index는 물이 얼마나 건강에 유익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본에서의 뇌졸증 사망률과 연관시켜 칼슘과 나트륨의 농도 차이를 통해 건강에 좋은 물의 값을 측정한다.


하시모토 지표가 말하는 맛 좋은 물, 건강한 물의 기준은 O-index 2.0 이상, K-index 5.2 이상이다. 국내 생수의 경우 O-index 수치는 광동제약 제주 삼다수(제주시 조천읍)가 7.81, 농심 백산수(백두산)이 7.0, 하이트진로음료 석수(충북 청원군)가 6.9에 해당한다. 이 지표로만 따지면 우리는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히 좋은 맛의 물을 마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직접 체감하지도 못하는 맛의 기준이 개인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시모토 지표가 신뢰성이 높은 지표라고 해도 우리는 조금 다른 기준으로 시선을 돌려볼 필요도 있다. 탄산이 포함된 광천수는 톡 쏘는 맛과 상쾌한 느낌이 일품이지만 철 비린내가 거슬린다는 사람도 있으며, 에비앙과 같은 빙하수는 미네랄이 많아 맛이 텁텁하다는 평도 있다. 천연 옥의 산지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는 목넘김이 부드럽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워터 마니아들의 수려한 평가와 달리 전문가들이 내놓은 물맛의 가장 큰 좌우 요인은 물의 성분이나 수원지가 아닌 '온도'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마시는 물이라면 어떤 생수든 비슷한 맛을 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생수는 수원지가 다른 물을 똑같은 브랜드로 판매하거나, 같은 수원지의 물을 다른 브랜드로 팔고 있다. 이는 생수 브랜드로 판가름하는 물맛 차이가 전혀 의미가 없음을 시사한다.

 

 

많이 마시기만 하면 된다? 아니다! 때를 가려야 한다.

미각이 아주 예민한 사람을 제외하고 결국 물맛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큰 차이를 알려주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어떤 물을 마시느냐보다 물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각종 매스컴에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는 하는데, 또 너무 많이 마시면 '물 중독'에 걸린다고 경고한다. 한 번에 많은 양보다는 작은 양의 물을 자주 나눠 마셔야 하며, 식사 중 마시는 물도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른 하루 적정 물 섭취량은 8잔이다. 몸집에 따라 증발하는 수분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 물 섭취량은 키와 몸무게를 더하고 100으로 나눈 값과 같으며, 표준 체형의 여성인 경우 2리터가 필요하다.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을 포함한다. 우리가 하루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물의 양이 4~5잔 정도이니 하루 3~4잔의 물을 따로 섭취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을 마실 때 전문가들이 오히려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시기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으로 두통과 현기증, 구토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0.5L 이상의 물은 마시지 않으며, 아침 공복과 식사 30분 전, 운동 30분 전, 저녁 휴식시간, 잠들기 전 등을 물 마시기 좋은 때로 추천한다.

 

 

만(萬)가지 생수 판별은 어떻게?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는 세계 생수 시장을 보면 현재 1만 가지가 넘는 생수가 판매되고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만 해도 200개 정도의 브랜드 생수가 생산되고 있다. 이들 생수의 라벨을 확인하면 품목명은 '먹는샘물'로 대부분 동일하다. 지하수, 암반수 등의 용어들도 사용하는데 결국은 같은 의미다. 지하수는 지층의 암석 등에 둘러싸여 대수층을 이루고, 그 대수층에서 자연적으로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샘물(용천수)이다.


소비자가 구분해서 볼 부분은 '수원지'와 '원수원'이다. 생수 라벨에서 수원지는 식품의 원산지 표기와 같다. 수원지만 알아도 수질에 영향을 미칠만한 자연환경적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브랜드는 다른데 수원지가 같다면 같은 물로 판단해도 무방하다. 샘물은 대수층 지질의 영향을 받으며 수원지가 같으면 미네랄 구성도 같다. 품질이 동일하므로 그냥 더 저렴한 제품을 사면 된다.


생수 표기법에 따른 원수원은 물이 생성되고 취수되는 원천을 뜻한다. 지하암반대수층, 해양심층수, 염지하수, 빙하수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생수는 대부분 지하암반대수층을 이용하며,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제품도 일부 있다. 원수원에 따라 미네랄 함량, pH, 탄산함유량, 질소함유량, 탁도 등의 성질을 파악하며, 다양한 원수원을 이용하여 수질기준에 적합하도록 물리적 처리를 하고 약 51개의 수질검사를 거친다. 만약 원수원이 물리적 처리만으로 수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 예상되면 추가적으로 오존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오존처리나 R.O.(Reverse Osmosis; 역삼투) 과정을 거친 생수는 '미네랄 워터(Mineral Water)'라고만 표기하며, 이 과정 없이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만 한 생수는 '내추럴 미네랄 워터(Natural Mineral Water)'로 표기할 수 있다. 오존처리를 하면 미생물 살균은 확실하지만, 발암물질인 브론산염이 나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요즘은 내추럴 미네랄 워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단, 수입산의 경우 오존처리가 된 내추럴 미네랄 워터가 있을 수 있으니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수돗물, 그냥 먹어도 괜찮을까?

<출처:  K-water> 

 

어떤 생수라도 미덥지 않다는 이가 있다면 수돗물도 나쁘지 않다. 수많은 물맛 테스트에서 최다 판매량 생수와 정수기물 을 제치고 가장 많이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수돗물이다. UN이 발표한 국가별 수질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8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2012년 세계 물맛대회에서도 7위를 할 정도로 고품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의 수돗물 음용률은 5%에 불과하다. 일본 52%, 미국 56%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취수원 사고와 노후된 수도배관 문제에 대한 해결이 아직 숙제로 남아있긴 하다.


 

<출처: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그럼에도 한국의 K-water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63개의 수질검사항목보다 많은 300개 항목에 대해 철저한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청 앞, 신촌 명물 거리, 은평 평화공원 등 시내 곳곳에 아리수 음수대를 설치해 무료 공급하고 있으며 많은 시민이 애용 중이다. 아리수 홍보관 홈페이지 또는 아리수 모바일 앱을 통해 음수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신생아 출산 기초생활수급세대, 다문화가정 산모 및 신생아, 소년·소녀 가장 세대에는 시에서 병물 아리수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생수 물가 잡기, 브랜드별 가장 저렴한 상품은?  

 



수돗물을 직접 마시든 안 마시든, 아직 수많은 평범한 가정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생수 소비가 불가피하다면 생수 가격에 무관심하기는 힘들다. 특정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한 가장 저렴한 생수를 찾게 마련이지만 일반 단일상품처럼 최저가 찾기가 수월하지만은 않다. 사실 이는 특정 브랜드만을 검색해도 마찬가지다. 보다 많은 개수의 묶음 상품일수록 더 저렴할 거라고 믿곤 하지만 실상은 중간 개수의 묶음 상품이 싼 경우가 더 많다. 일테면 아래 생수 가격 리스트 가운데, 제주 삼다수의 500ml 가격은 40개 세트가 개당 292원으로 60개 세트의 개당 417원보다 훨씬 싸다. 두 세트 다 별도의 배송비는 없다. 배송비가 붙는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몇 개 혹은 몇 묶음을 사는지에 따라 계산이 전혀 달라진다. 두 세트 이상 사게 되면 별도의 배송비가 있는 상품이 나을 수 있지만, 한 세트만 구입할 때는 무료배송 상품이 이익인 경우가 더 많다. 배송비 또한 2,500~5,000원으로 다양하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합리적 소비를 위해 계산기 한 번쯤 두드려보는 성의가 필요해 보인다. 아래는 2018년 1월 9일 기준 다나와 시준 생수 판매가를 모아봤다.



원문보기:
http://news.danawa.com/view?boardSeq=64&listSeq=3524269&page=1#csidxd615bf37fab5e539edcdacda3747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