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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용기의 대변신, 내가 아직도 사은품으로 보이니?

랏팅 2016. 9. 21. 02:49

“김치 맛을 보면 그 집의 음식 맛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김치가 반찬의 기본 토대라는 것을 강조하는 뜻이다. 이 말을 요즘 식으로 바꾸면 “김치냉장고 속을 보면 그 집의 음식 맛을 알 수 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해서 김치를 직접 담가 먹지 않는 집도 많다. 어떻게 담그느냐보다는 어떻게 보관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주방 인테리어를 고려할 때 디자인이 훌륭한 김치냉장고를 장만하는 게 좋지만, 겉모습보다 더 중요한 건 내부 그러니까 김치 용기다. 어떤 용기에 보관하느냐에 따라, 안정성과 맛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오늘은 김치 용기의 재질, 종류에 대해 알아보며 더 똑똑하게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 나날이 높아지는 김치 용기의 중요성
1990년대 중반 장독대를 대신할 김치냉장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김치 용기는 조연, 아니 그보다 존재감이 미미한 단역에 불과했다.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면 으레 같이 딸려오던 사은품 정도로 인식됐다. 그런데 요즘은 어쩐지 그 위상이 달라진 모습이다. 김장철이 다가오며 브랜드별로 다양한 김치냉장고 신제품 공개가 이어지고 있다. 각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때 김치 용기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최근 소비자 구매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온라인 상세페이지에서도 김치 용기에 대한 소개가 꽤 비중 있게 다뤄진다.




물론 요즘도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면 김치 용기를 함께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평균 기기 사용 기간이 10년가량임을 고려하면 중간 중간 용기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김치용기는 김치와 직접 접촉하므로 숙성 과정과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장기간 김치통을 사용하다보면 김치 국물이 배거나 뚜껑과 몸체 사이의 결착력이 떨어지게 된다. 김치용기 관리가 김치 신선도를 유지하는 필수 요건인 셈이다. 김치 용기 교체를 앞두고 주부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재질로 알아보는 김치 용기


▶ 김치 용기, 십중팔구는 플라스틱…환경호르몬 걱정된다고?

주방용기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재질은 플라스틱이며 김치 전용 용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용업 사업에 따르면 식품용 용기·포장의 소재별 사용 순위에서 플라스틱이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84% 비중으로 압도적인 1위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마음 한쪽에서는 알 수 없는 불신과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떨쳐내려 해도 ‘플라스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환경호르몬 아니던가.

 


‘플라스틱=환경호르몬’이란 공식이 생겨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SBS의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부터다. 당시 방송 이후 후폭풍이 대단했는데 플라스틱 용기 업계는 서로 비방전을 펼쳤다. 코멕스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은 안전한데, 경쟁사 하나코비가 사용한 플라스틱은 유해하다”고 폭로했고, 이로 인해 하나코비는 한 달간 2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보았다. 이후 50일이 지나서야 식약처는 “현행 기준규격에 적합한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식약처의 뒤늦은 발표를 믿을 수 없었다. 그 불신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뭉뚱그려 ‘플라스틱’이라 부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종류는 41종이나 되고 이중 식품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38종이다. 재활용 마크를 살펴보면 이들 플라스틱의 종류를 다시 7가지로 묶을 수 있다. 플라스틱 재질 표시는 삼각형 안에 1~7까지의 숫자로 분류된다.




1번 페트(PETE)는 음료수병, 생수병, 소스병 등으로 안전한 편이지만 열에 약해 전자레인지 등에 돌릴 경우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사용법만 준수한다면 큰 문제가 없는 재질이다. 2번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샴푸 및 세제 용기, 주방용기 등에 활용된다. 강도가 높은 편이며 유해성은 현재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3번 폴리염화비닐(PVC)은 장판, 벽지, 완구 등에 사용되는데 환경호르몬 물질과 중금속이 포함돼 위험한 플라스틱으로 꼽히나 주방용기에는 사용되지 않으므로 이번 주제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다. 4번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주스 및 우유병, 주방용기에 주로 사용되며 인체 유해성은 현재까지 발견된 바가 없다. 5번 폴리프로필렌(PP)은 주방용기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재질로 인체에 해가없다. 6번 폴리스티렌(PS)은 스티로폼 포장재, 컵라면 용기 등에 사용되며 발암 위험이 있고,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강도가 약해 주방용기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7번은 이외 모든 플라스틱을 포함하는데, 이중 눈여겨봐야 할 플라스틱은 폴리카보네이트(PC)다. 이 소재에서는 환경호르몬이 용출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파동’이 일어났던 2006년 당시 국내 시중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용기 재질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었는데, 위에서 설명한 5번 폴리프로필렌(이하 PP)과 7번에 속하는 폴리카보네이트(이하 PC)가 바로 그것이다.

 

▶ 논란의 중심,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큰 맥락에서 플라스틱이라는 동일 종류로 묶이는 바람에 이미지가 추락했지만, 애당초 반투명인 PP 소재의 경우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에서 ‘미래의 자원’으로 불리며 아기 젖병에도 사용될 만큼 안전한 소재이며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반면 투명한 PC 소재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폴리프로필렌(PP) 소재는 유해성 논란과 무관하다.


물론 PC 소재도 억울한 부분이 존재한다. 비스페놀A가 내분비계교란물질로 작용해 신체가 여성화되고 정자 수가 감소한다고 알려져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용기를 30분 이상 가열하는 등의 극한의 상황이 아니고서야 비스페놀A가 검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위험성이 내재된 만큼 PC 소재는 식품 용기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9년경부터 사실상 국내에서는 PC 소재 생산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 제3의 소재 속속 등장
PC 소재가 시장에서 제거된 이후 제조사들은 한 가지 문제에 봉착한다. 소비자들은 안이 들여다보이는 투명 용기를 선호하는데, 이를 만들 수 있는 PC소재를 사용할 수 없으니 대체재를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소재가 김치 용기에 속속 도입되기 시작한다.


▲트라이탄 소재로 만들어진 비스프리 김치통


대표적으로 트라이탄을 꼽을 수 있다. 트라이탄은 미국 화학전문업체 이스트만이 개발한 소재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유럽 NSF, 일본 후생성 등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친환경 재질로 PC 소재보다 더 투명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내구성이 강해 생활흠집으로부터 자유롭고, 국물이 배지 않는다. 무게가 가볍고, 끓는 물에 소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더군다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적은 데다가 재활용도 가능하다.
이밖에 일반 반찬 그릇으로 자주 사용되는 소다석회유리, 환경호르몬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도자기, 냄새 배임 걱정이 없고 세척이 간편한 스테인리스 소재의 김치 용기도 시장에 등장했다.

 

 

■ 관련 인증은?
한데 이러한 김치용기를 구매하려다 보면 ‘미국 FDA’ ‘독일 LFGB’ ‘HS마크’ 등의 인증을 취득했다는 화려한 문구들을 접하게 된다. 아무런 인증이 없는 것보다는 나은 거 같은데 정확히 그 뜻을 헤아리기는 어렵다. 일단 미국 FDA, 독일 LFGB 인증을 획득했다는 의미는 해당 나라로 수출할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 한 예로 LFGB를 통과했다는 것은 “독일에서 수출을 허락할 만큼 위생과 안전을 보장하는 제품” 정도로 우리나라 소비자가 받아들이면 적당하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에서 요구하는 항목에 대한 실험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일정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승인이 떨어진다. 단 주의할 점은 간혹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거짓으로 과대광고한다는 점이다. 미국 FDA는 미국 내에서 제조되는 모든 제품을 자체적으로 철저히 조사, 관리하고 있어 과대광고인 것이 걸리면 그 즉시 판매금지 조치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 국한된 것이라 국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HS 마크는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시험검사를 거쳐 위생과 안전이 확보된 제품임을 보증해주는 마크다. 위생성이 요구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하며 공장심사와 품질시험 및 검사 과정을 거친다. HS 마크를 받았다는 것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뜻이다.

 

 

■ 제조사별 김치 용기


▶ 대유위니아

‘딤채’ 브랜드로 대표는 대유위니아는 자체 개발한 김치용기를 사용한다. 소재는 플라스틱이며 불투명한 용기에는 PP(폴리프로펠린) 소재를, 투명한 용기에는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소재를 사용했다. 둘 다 식품용기를 제작하기에 적합한 소재에 속하며 안전하다. 세부 종류를 살펴보면 △투명 참숯 Ez용기 △반투명 Ez용기 △Ez용기 △완전 투명 Ez용기 등으로 구분된다.

 


▲왼쪽부터 대유위니아 딤채참숯Ez용기, 딤채투명참숯Ez용기



김치냉장고 모델별로 김치 용기 구성이 다르므로 구매 전 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다. 투명용기의 경우 가격대가 중급 이상 모델부터 적용된다. 모델명이 ‘DOE-’로 시작하는 제품에는 좌·우실 모두에 불투명한 Ez용기만 넣을 수 있다.


▶ LG전자


▲락앤락 비스프리 김치통



‘디오스’의 LG전자는 주방생활용품 회사 락앤락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해당 용기를 제공하고 있다. 락앤락은 소비자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 LG전자는 자사가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 기술에 집중하고, 용기 부분은 전문 용기업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빌려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스테디셀러 상품으로는 락앤락 비스프리 김치통을 꼽을 수 있다. 친환경 신소재인 트라이탄으로 제작돼 내구성이 빼어나고 가볍다. 유리, 플라스틱 제품의 장점을 모아 놓은 듯하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메탈쿨링 김치통


마지막으로 ‘지펠’의 삼성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와 유사하게 글로벌 생활용품 브랜드 타파웨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해당 제품을 사용하다가 최근 들어 김치 용기를 자체 연구,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PP 소재를 사용한 투명 김치통, 안심 김치통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메탈쿨링 김치통’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상급 모델에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메탈쿨링 김치통이 호환되도록 했다. 스테인리스는 산소 및 기체가 쉽게 투과되지 못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밀폐율이 높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 이밖에 눈여겨볼 김치 용기


▶ ZEN의 하비스트 생생용기

 

 ▲하비스트 생생용기 5.7L



김치용기답지 않은 앙증맞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주부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비스트 생생용기는 영국 디자이너 산드라아이작슨과 ZEN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제품이다. 미국 FDA를 통과한 친환경 도자기로 원적외전을 방출해 인체에 유익하고, 김치맛을 최상으로 유지해 준다. 1250°C 이상의 고온에서 세 번 구워내 일반 도자기와 비교해 3배 높은 강도를 지녔다. 사면결착 설계로 내용물이 밖으로 새지 않으며 음식과 공기의 접촉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 글라스락 핸디형

 


▲글라스락 핸디형 3,700ml


이 제품은 환경호르몬 걱정이 전혀 없는 유리로 제작된 제품이다. 세척이 간편하고,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해도 냄새나 색이 배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강화처리공법을 거친 내열 강화유리로 내구성이 좋고, 생활 충격으로 쉽게 파손되지 않는다. 버틸 수 있는 온도의 폭도 넓은데, 120°C의 고온부터 –20°C의 저온까지 문제없다. 위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뚜껑에 사면결착 기술이 적용돼 완벽한 밀폐가 가능하다. 사이즈가 다양하고, 뚜껑 부분에 손잡이가 달려 사용 편의성이 높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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