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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100Mbps인데…802.11ac 공유기 필요할까

랏팅 2014. 8. 6. 05:45

인터넷은 100Mbps인데…802.11ac 공유기 필요할까


 

[미디어잇 노동균] 최근 소비자용 유무선공유기 시장에도 802.11ac 차세대 무선 규격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는 802.11ac 유무선공유기 보급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어, 유무선공유기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802.11ac는 이론상 802.11n의 단일 채널 대역폭 150Mbps의 3배에 가까운 433Mbps를 구현한다. 3개의 안테나로 다중 입출력 구성 시 802.11ac는 최대 1300Mbps, 802.11n은 450Mbps까지 속도를 낸다. 이 때문에 유무선공유기 제조사는 저마다 802.11ac가 기존의 802.11n 제품보다 3배 빠른 무선 속도를 제공한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802.11n과 802.11ac 규격 비교(자료= 넷기어)

 

수치만 놓고 보면 802.11ac가 802.11n보다 3배의 속도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문제는 현재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인터넷이 대부분 100Mbps급이기 때문에 유무선 공유기가 아무리 1300Mbps를 지원한다해도 사용자가 실제 사용 가능한 최대 속도는 100Mbps이다. 유무선 공유기가 아무리 빠른 속도를 지원해도 가정으로 공급되는 인터넷 대역폭을 올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128k 음질의 MP3 음원을 최고급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으로 재생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결국 802.11ac의 대역폭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가급 인터넷이 필요한데, 아직 일반 가정용 기가인터넷 보급은 극히 한정적인 상태다.

 

아울러 1300Mbps 속도를 지원하는 무선 랜카드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공유기가 뿌려주는 무선 신호를 PC에서 받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랜카드가 필요한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802.11ac 지원 무선 랜카드는 약 867Mbps에 머물러 있다. 이마저도 기가급 인터넷이 공급돼야 사용 가능한 최대 대역폭이다.

 

물론 공공장소나 기업 등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대규모 사용자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환경에서는 802.11ac의 진가가 드러난다. 그러나 100Mbps 인터넷이 대중화돼 있는 일반 가정에서는 굳이 더 비싼 가격의 802.11ac 유무선공유기를 사용하지 않고 802.11n 제품으로도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대역폭만 보기보다는 2.4GHz와 5GHz를 함께 지원하고, 가정 내 무선 커버리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802.11n는 기본적으로 2.4GHz를 기반으로 하는데, 최근에는 5GHz도 함께 지원하는 듀얼밴드 제품도 출시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4GHz는 채널이 독립적이지 않고 인접 채널 3개와 간섭이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고, 5GHz는 간섭은 적지만 수신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약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일반 가정 환경에서는 두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제품을 적절하게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