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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장비 제대로 관리하는 법

랏팅 2019. 10. 23. 04:10

바다낚시에 쓰이는 모든 장비와 용품은 염분기에 노출된다. 바닷물에 닿지 않더라도 말이다. 바닷가에 수시로 부는 바람도 염분기를 가지고 있기에 낚시 장비의 부식과 내구성 약화는 필연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초보자들에게 고가의 장비를 권하지 않는다. 적당한 가격대의 낚싯대와 릴로 1~2년 정도 즐기다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력이 쌓이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조금씩 가격대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10~20만 원대로 구입했던 장비가 어느새 50~60만 원을 넘기고, 그때가 되면 장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나름의 관리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출조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꼭 필요한 장비 관리법을 소개한다.



1. 낚시 장비, 관리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필자가 사용 중인 바다낚시 장비


중저가 제품이야 녹슬거나 뻑뻑해질 경우 대충 쓰다 버리면 그만이지만, 고가의 장비는 A/S를 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낚싯대와 릴은 염분기에 부식되지 않는 재질을 쓰지만 방치해두면 기능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악의 경우 녹이 슬거나 부식돼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작은 충격에도 속절없이 부러지는 낚싯대는 더욱 관리를 잘해주어야 한다(그것이 카본 재질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평소 낚시하면서 받은 데미지가 누적되고 여기에 염분기까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충격만 줘도 쉽게 부러져버리고 만다.


릴은 수많은 부품이 모여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려 있다. 그만큼 복잡하고 섬세한 제품이기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간 채 방치되면 녹슬어버린다.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은 염분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별문제가 발생하진 않지만, 이음새, 지퍼 등 금속성을 가진 부품이나 도래처럼 쇠고리 재질로 된 용품은 염분기가 쌓이면 뻑뻑해지거나 뚝- 하고 힘없이 부러지기도 하므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2. 낚시 장비 사용 전/후 관리 방법은?


지금 필자가 소개하려는 방법은 낚시 초보, 고수 가릴 것 없이 출조를 마친 후 바로 해주면 좋다. 사실 낚시를 다녀오면 피곤해서 짐 정리를 다음 날로 미루거나 귀찮아서 한쪽에 몰아두기 쉽다. 그런데 염분기는 최대한 빨리 제거해주는 것이 작업에 용이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날 바로 세척해주길 권한다.


▶ 채비 정리 및 세척



급하게 정리한 채비


철수할 때는 위 사진처럼 채비를 끊어서 가져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보통은 철수 30분 전, 여유 있게 짐 정리를 해놓고 난 뒤 철수 배를 기다리지만 고기가 안 잡힌 날에는 1분 1초가 아깝다. 다른 짐은 모두 정리해도 낚싯대만큼은 접기 힘든 게 사실! 필자도 겪어봐서 그 심정을 잘 안다. 그러다 철수 배가 보이면 마지못해 낚싯대를 접고는 했는데, 이럴 때 요긴한 방법 중 하나가 사진과 같이 채비를 뭉텅이로 자른 뒤 구명복이나 가방, 또는 수납통에 담아오는 것이다.



파도가 없는 필드 환경이라도 염분기 노출은 필연적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이 도래다. 보통 초심자는 작은 소품 한 개도 아까워서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챙기는데, 도래만큼은 버리길 권한다. 한 번 바닷물에 닿은 도래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구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행여나 다음에 대물이라도 걸게 되면 뚝 끊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외 나머지 소품들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서 그늘에 말리면 된다.


▶ 낚싯대 세척


사람들은 뜻밖에도 낚싯대를 안 씻는 경향이 있다. 낚싯대가 바닷물과 접촉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초릿대의 경우 바람이 불면 아예 물속에 담가서 낚시하기도 하고, 그립 부분과 릴 시트(금속 재질)도 손으로 만지다 보면 염분기가 묻게 된다. 


또한 낚싯대를 접을 때 가이드링을 잡고 접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때도 염분기가 묻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낚시 내내 지속해서 쐬는 바닷바람에도 염분기가 들어 있다. 그래서 출조를 다녀오면 낚싯대를 씻어줘야 하는데 필자의 경우 샤워할 때 함께 씻어주는 편이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샤워기를 틀어 놓고 씻는다



초릿대부터 피면서 씻어 나간다


1) 낚싯대가 접힌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씻어준다. 이때 도구는 손이면 충분하다. 샤워기 물을 틀어 놓고 손으로 문지르는 것으로도 염분기를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2) 그다음에는 1번 대를 뽑아 씻은 뒤 접는다. 이어서 2번 대도 뽑아 씻은 뒤 접는 식으로 낚싯대를 차례차례 뽑아서 씻어준다. 낚싯대를 뽑을 때는 초릿대가 천정에 부딪혀 부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전부 씻었으면 낚싯대를 거꾸로 들어 물기를 빼준다. 마른 수건으로 1번 대부터 끝번 대까지 닦아준 후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두면 된다.


▶ 릴 세척



스풀을 담가둘 땐 5분 이상 담그지 않도록 한다


릴은 염분기에 특히 취약한 용품이다. 하지만 세척은 의외로 간단하다. 릴은 분해할 필요 없이 통째로 들고 샤워기 물로 씻어주면 된다. 샤워기를 고정해 놓으면 더욱 편리하다. 릴을 다각도로 돌리면서 물로 씻어낸 뒤 힘껏 흔들어 물기를 털어낸다. 


일각에서는 스풀을 빼서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원줄에 묻은 염분기를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래 담가두는 것은 좋지 않다. 미지근한 물에 5분이 넘지 않도록 담가두는 정도가 좋다.



씻기기 곤란할 때는 물티슈로 닦아내는 것도 좋다


세척이 끝나면 마른 수건으로 한 차례 닦아주고, 낚싯대와 마찬가지로 직사광선이 들지 않은 그늘에 놓아 자연적으로 말린다. 만약 원도권으로 장박 낚시를 왔다면 물티슈 정도는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하루 낚시를 마칠 때마다 물티슈로 릴을 가볍게 닦아내면 다음 날 세 제품을 쓰는 기분도 든다. 



가끔이라도 오일을 발라준다


릴은 세척 외에도 한 번씩 오일을 발라주면 구동계가 부드러워져 한결 사용하기 편하다. 출조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 1회 또는 5~6번 출조마다 한 번씩 발라주면 좋다. 



▲ 릴의 주요 부위를 오일로 발라준다


릴 전용 오일(보통 5,000원 내외)로 구석구석 발라주는데 주로 손때가 자주 묻는 부위(사진에서 1번 베일, 2번 드랙, 3번 손잡이, 4번 역회전방지 레버 등)를 비롯해 각 부품의 접합 부위, 이음새, 접히는 부분 등에 발라주면 좀 더 오랫동안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다. 


▶ 기타 용품 세척하기



후레임의 연결 접합 부위는 부식에 취약하다


밑밥 주걱과 뜰채도 염분기에 취약하니 씻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뜰채와 후레임 접합 부위가 자주 부식되기 때문에 샤워기 물로 꼼꼼하게 씻어주거나 한동안 수돗물에 담가두기를 추천한다. 



밑밥통 두레박 살림망 등도 잘 씻어서 말린다


이 외에 밑밥통, 두레박, 쿨러, 부력망 등은 비린내가 밸 수 있으니 그날 바로 씻어서 그늘에 말려두길 권한다.


▶ 의류, 구명복 세척


▲ 낚시용 신발


한 번 착용한 옷(상, 하의)은 너무 더럽지만 않으면 다음 출조 때 한 번 더 입을 수 있다. 고어텍스의 경우 어지간하면 세탁하지 말고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구명복 세척도 동일하나 오랫동안 세탁을 하지 못해 많이 더럽혀진 상태라면 부력제를 뺀 뒤 손빨래를 해주는 것이 좋다. 손빨래가 부담스럽다면 물티슈나 세척용 솔을 물에 적셔 문질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신발 세척


신발류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번씩 세척해주면 좋다. 필자의 경우 어지간해선 샤워기에 한두 차례 헹구고 끝내지만, 너무 많은 오염 물질이 묻는 데다 냄새까지 나면 따듯한 물에 가루비누를 풀어 넣고 담가 두었다가 반나절쯤 지나 건져내 헹궈준다. 


그리고 하나 더! 낚시하면서 휴대폰을 종종 만진다면 집에 와서 한 번씩 닦아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자.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쯔리겐 필드테스터 및 NS 갯바위 프로스텝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

 

편집 /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김지민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