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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던 내복이 변했다! "내복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랏팅 2016. 11. 20. 05:13


 

그런 시절이 있었더랬다. 첫 월급을 타면 빨간 내복을 사서 부모님께 수줍게 내밀던 시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빨간 내복은 한 번도 제대로 내뱉은 적 없었던 자녀들의 고백이었다. 그래 그랬지, 하지만 이건 다 옛말. 이제 빨간 내복보다 부모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바로 푸른 배춧잎인 것을.

 

허나 이젠 온몸에 고추장을 바른 것 같은 빨간색의 내복을 입던 때는 지난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내복은 그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검은색, 회색 등 컬러는 한층 조신해졌고, 몸을 따라 촤르륵 흐르는 핏은 겉에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어엿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어느새 겨울이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정신 꽉 붙들지 않으면 길고 혹독한 겨울을 버텨낼 수 없을 터. 차근차근 월동 준비를 해야 할 때다. 크고 무겁고 비싼 다운점퍼도 좋지만, 일단은 속부터 든든하게 지켜줄 내복부터 장만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 '내복'은 원단의 두께와 특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어렸을 적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어머니가 입혀 주셨던 면내복, 내복 이미지 세탁의 일등공신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필두로 한 발열 내복, 마지막은 보온성능 끝판왕 기모 내복까지 당신의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내복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내 몸이 불타고 있어, 발열 내복

 

▲ 내복 한 장 입었을 뿐인데 뜨겁다 뜨거워!

(이미지출처 : 유니클로)

 

발열, 듣기만 해도 따듯해지는 단어다. 이름만 들었을 땐, 내복 안에 엄청난 하이테크놀로지가 들어갔을 것 같지만, 대부분의 발열 내복이 채택한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리 몸에서 나는 땀이 내복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미세한 열이 발생하는데, 그 열을 잡아두는 것이 바로 발열 내복의 원리다. 없는 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는 실을 촘촘하게 짜서 몸의 열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

 

발열 내복의 경우 수분 흡수율에 따라 열효율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발열 내복은 몸을 많이 움직여서 땀이 나야 진짜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전거 등 아웃도어 운동을 하거나 실내와 실외를 부지런히 오가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내복이다. 반면 부모님께 발열 내복을 선물하는 건 썩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몸의 수증기(땀)를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피부가 건조함을 느낄 수 있고, 움직임이 많지 않거나 땀이 많지 않은 어르신들은 큰 발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흡습 발열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한 광발열 제품도 등장하는 추세.

 


▲ 패완얼을 실천하는 대표주자, 이나영 씨의 만행.jpg

(이미지출처 : 유니클로)

 

발열 내복은 유니클로가 히트텍이란 이름으로 대박을 치면서 내복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히트텍이 등장하기 전 내복은 '어르신들이 입는 옷', '남에게 보이면 창피한 옷', '보이지 않게 입는 긴 속옷'이었지만, 히트텍 등장 이후로는 겨울에 꼭 입어야 할, 세련된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게 됐다. 과도하게 세련된 나머지 한겨울에도 CF 속 배우들처럼 외투 안에 내복 상의만 입고 다니는 사람도 생겼는데, 때론 세련됨의 표현보다 타인의 시력 보호를 우선할 줄 아는 배려가 필요하다.

 

▲ 뭔가 불편함이 느껴졌다면 기분 탓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출처 = 유니클로)

 

유니클로 히트텍이 벌써 10살이 되었다. 얼마 전 유니클로는 히트텍 열 살 생일을 맞아 이나영의 히트텍 광고를 이른바 ‘난방열사’라는 별명의 김부선이 패러디했다. 잠시 쉬어갈 겸 영상을 보고 가자.

 

 

재미도 재미지만, 열 번 째 생일을 맞이한 히트텍은 과거보다 더 개선됐다. 피부에 가장 많이 닿는 옷인 내복은 촉감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유니클로는 전 제품에 모로코산 아르간 오일 성분을 더했다. 덕분에 촉감이 한결 더 좋아졌으며, 내복을 입고 벗을 때마다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정전기 발생 횟수도 줄였다. 

 

▲ BYC 보디히트

 

BYC가 새롭게 선보인 발열 내복 브랜드는 '보디히트'. 이름처럼 '몸의 열기'를 잡아주는 발열 내복이다. 대기 중의 적외선이나 몸에서 나오는 미량의 적외선을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광발열(솔라터치) 원사를 적용해 땀이나 운동 여부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보온성을 높인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얇고 신축성 있는 원단으로 마치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가벼운 착용감을 자랑한다. 솔직히 내복에 들어간 기술치곤 너무나 거창한 것 같다.

 


▲ 푸마 바디웨어 남성내복

 

그래도 여전히 내복 입기가 조금 꺼려지는 사람에겐 푸마 바디웨어의 내복을 추천한다. 몸의 라인을 따라 되어있는 테이핑 포인트는 마치 우리가 생각하는 내복이 아니라, 한 벌의 스포츠 의류처럼 보이는 디자인이다. 섬유 단면에 공기층을 만든 ‘에어로 웜’ 기술로 옷 안에 습기를 조절하고 우수한 보온 효과를 자랑한다. 이 제품이라면 내복바람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러 나와서 친구를 마주쳐도 창피하지 않을 듯하다. 물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긴 하지만 말이다.

 

 

■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순면 내복

 

▲ 순면 내복의 장점은 구름처럼 부드러운 감촉과 무난한 성능, 그리고 착한 가격이다.

 

우리가 내복하면 흔히 떠올리는 그것. 어렸을 때, 낮에는 내복으로 밤에는 잠옷으로 입었던 그 부드럽고 따듯한 내복이 바로 순면 내복이다. 면으로 만들어졌으니, 살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운 것은 물론, 땀을 바로바로 흡수하기 때문에 겨울철 건조하고 예민한 피부가 걱정인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만약 부모님께 내복을 선물하려고 생각 중이라면, 얇고 부드러운 순면 내복이 가장 적합하다. 순면 내복은 여러모로 기본은 하는 녀석이다. 적당한 보온성과 활동성으로 앞서 소개한 발열 내복과 다음에 소개할 기모 내복 사이에서 중도의 길을 걷는다. 어쩌면 부모님은 미끈거리는 발열 내복보다, 부드럽고 익숙한 순면 내복을 더 좋아하실 수도 있다.

 

'전통의 순면 내복'이라고 해서 디자인까지 전통적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순면 내복도 현재의 트렌트에 맞춰 세련된 스타일로 진화 중이다. 팔길이를 줄이고, 목 부분을 깊게 파서 위에 옷을 입어도 내복이 전혀 보이지 않는 디자인도 있다. 가장 좋은 점? 역시 가격이다. 다른 내복보다 훨씬 저렴하므로 여러 장을 구비해서 든든한 겨울을 맞아보자.

 


▲ BYC 남성 순면 글레어 남성 동내의 (이미지출처 : BYC)

 

보기만 해도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오르는 클래식한 내복. 너무나도 익숙한 내복의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본에 충실하다. 면 100% 순면에 부드러운 60수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주지만 과도하게 달라붙지 않아서 더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외출할 때는 내복, 집에서는 잠옷으로 언제든지 입고 다닐 수 있는 원데이 내복인 셈.

 

▲ TRY 남성 모던 순면 내복 상하 세트 (이미지출처 : TRY)

 

이왕 이렇게 된 거, 순면은 레트로 감성으로 밀고 나가자. TRY의 모던 순면 내복은 얇은 100% 면 소재로 신축성이 뛰어나고, 얇고 가벼워서 정장 속에 입어도 된다. 마치 최신 발열 내복처럼 몸에 딱 맞아서 활동상의 위화감을 느낄 수 없다. 색상도 화이트 또는 그레이로, 셔츠 안에 받쳐입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난한 제품. 회사에서 동료에게 내복 입었다고 놀림 받긴 싫고, 추운 것도 싫다면 이 제품을 눈여겨보자.

 

 

따듯함의 끝판왕, 기모 내복

 

 

발열 내복을 아득하게 넘어서는 최강의 보온력, 바로 기모 내복이다. 기모는 직물의 한쪽 면에 보풀을 세워 보온력을 높인 것을 말한다. 극세사나 장모의 안감을 더한 것으로 올겨울을 가장 따듯하게 날 수 있는 방법이다. 보온력은 최고지만, 보풀이 올라온 만큼 두껍기 때문에 자칫 부해 보이거나 활동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은 단점. 여기서 더 어떻게 부해 보이겠냐만, 마음만이라도 날씬하게 보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 안심하자. 요즘은 얇은 발열 내복 안감에 기모를 적용해 두께가 과거보다 얇으면서도 보온력은 좋은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모 내복은 매일 입기보다는 아침 뉴스에서 앵커가 '올 들어 가장 낮은 기온', '영하 10도', '한파 주의보' 같은 멘트를 날리는 날, 전쟁터에 나서는 군인의 심정으로 비장하게 꺼내 입는다. 올겨울 폭설과 한파에 대비하는 당신이 1순위로 잡아야 할 쇼핑 리스트다. 다만 축구처럼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에 기모 내복은 몸을 둔하게 만들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 TRY 남성 히트업 액티브 기모 상하세트(이미지출처 :TRY)

 

트라이 히트업은 발열 기능에 패션을 접목한 신개념 내의다. 신축성과 터치감이 좋은 모달 원단에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에어로원 원사를 혼방하고 여기에 기모까지 덧대 보온성을 높였다. 뽀송뽀송한 부드러운 감촉에 4방향으로 늘어나는 신축성을 더해 활동성이 떨어지는 기모 내복의 단점을 보완했다.

▲ BYC 스콜피오 남성 기모 남성 스포츠 내복세트(이미지출처 : BYC)

 

BYC 스콜피오 남성 스포츠 내의는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다. 상·하의 모두에 매쉬원단을 덧대 운동 시 발생하는 땀과 노폐물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시켜 쾌적함을 선사한다. 원단 안쪽엔 과하지 않은 기모처리로 가볍고 폭신폭신한 느낌을 주면서도 활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 내복 종류별 추천 용도 정리

 

▲ 내복은 종류별로 특성이 다르므로 구매 목적, 입는 사람의 연령대 등을 고려해서 고르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이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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