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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커피의 세계, 우선 원두부터 알아보기

랏팅 2016. 9. 28. 02:14


< 이름에 豆가 붙은만큼 콩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껍질이 없다는 것 빼고는 >


현대인들이 마시는 커피는 갈색의 원두로 만들어집니다. 커피 원두가 콩처럼 생겼기에 보통 ‘커피 콩’이라고 부르는데요 외국에서는 ‘커피 빈’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커피 콩의 정체는 커피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씨앗이거든요. 이 열매를 ‘커피 체리’라고 부릅니다.

 


< 그린 빈은 이름에 걸맞게 갈색인 생두와는 달리 연한 녹색을 띠죠. >

 

커피 체리의 과육을 벗겨내고 씨앗을 건조시켜 보관한 것이 연한 녹색을 띠는 ‘그린 빈’입니다. 보통 생두라고 부르며 이것을 뜨거운 열기나 불로 볶아 내면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갈색의 커피 원두로 변합니다.




< 전문업체가 대량으로 커피를 로스팅하는 모습입니다. >

 

연한 녹색의 생두는 딱딱하고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커피를 만들 수도 없고요. 그래서 생두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맛과 향을 꺼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고기를 굽는 것처럼 말이지요. 생두를 뜨거운 열기나 불에 볶는 과정을 영어로 ‘로스팅roasting’이라 하고 일본식 한자어로는 ‘배전焙煎’이라고 말합니다.

 

< 사진만 봐도 커피 향이 느껴지지 않나요? > 


 

볶는 과정에서 약 800여 가지 정도의 커피 향과 함께 다양한 맛들도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폴리페놀도 드러나게 됩니다. 노화를 부르는 활성산소를 억제시켜주는 것이 ‘클로로겐산’이라 불리는 폴리페놀인데요. 치매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식품공학부 이형주 교수는 매일 마시는 음료 중에서 폴리페놀의 가장 좋은 공급원 중 하나는 커피라고 말합니다. 커피를 볶는 과정은 원두의 본 모습을 찾아주고 좋은 성분도 탄생시키니 참 중요한 일이겠지요. 커피 볶는 사람을 로스터라고 부르는데 커피 콩이 원하는 대로 볶이지 않으면 애써 볶은 원두를 버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장인정신을 갖고 정성껏 볶는다는 말이겠지요. 신선한 원두의 특색을 개성 있게 표현하려는 로스터들이 운영하는 매장을 ‘로스터리 카페’라고 합니다. 그곳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볶은 커피를 맛볼 수 있답니다.

 

 
《커피이스트 매니페스토》의 저자 스티븐 D. 워드는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간단하게 네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원두, 로스팅, 분쇄, 추출입니다. 커피 생두를 볶아 갈색의 원두로 만든 후 갈아서 뽑아 마시는 것입니다. 간단하지요? 과정은 간단하지만 커피가 생산되는 원산지마다 가지각색의 특성을 가진 원두를 어떻게 볶아 어떤 크기로 분쇄하여 어떤 기구로 추출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수없이 달라집니다. 한 잔의 커피가 탄생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 에티오피아에서는 이렇게 커피를 마시는 의식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에티오피아의 유전학자 카사훈 테스파예는 커피나무의 유전자 분석 결과 커피의 시작은 에티오피아 남서쪽이 확실하다고 <MBC 특선다큐멘터리-커피에 관한 모든 것>에서 말합니다. 6세기경 약 50여 년간 에티오피아는 예멘을 지배했었습니다. 커피는 이때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을 거쳐 다른 지역으로 퍼져갔다고 합니다. 커피를 발견한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설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 염소치기 소년 칼디의 전설을 그린 삽화 >

 

그 중에서도 구전으로 널리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염소치기 소년 칼디 설이 유명하니 살펴보겠습니다. 염소를 돌보던 칼디는 어느 날 염소들이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발견합니다. 잠도 자지 않으면서 며칠 동안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겁니다. 흥에 겨운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 칼디 덕분에 에티오피아에서는 남녀노소 커피 음용이 생활화 되었습니다. > 


 

염소에게 무슨 마술이 걸렸는지 궁금했던 칼디는 그 정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염소가 뜯어먹는 열매를 발견한 것이지요. 바로 수도원 원장인 이맘에게 말합니다. 이맘은 처음 접해보는 열매를 끓이기도 하고 달여보기도 하다 화덕 냄비에도 넣어봅니다. 그랬더니 수분이 증발하고 열매가 검게 볶이면서 한번도 맡아보지 못한 구수한 향이 나는 겁니다. 물을 따로 끓여 검은색 가루를 넣어 마셔보니 쓰고 탄 맛이 나는 겁니다. 잠시 후 커피 열매 연구로 고된 일과를 보낸 이맘은 자려고 누웠지만 정신은 점점 맑아지고 힘이 샘솟는 것을 느낍니다. 기분도 좋아지면서 말이죠. 커피의 효능을 몸으로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 칼디의 전설에 못지않게 오마르의 전설도 꽤 유명하답니다! >

 

깊은 밤 수도원 원장 이맘은 수도승들을 깨웁니다. 수도원에서는 매일 밤 기도를 올리거든요. 아무리 수도승이라지만 곤히 자고 있는데 한밤에 깨우니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 힘겨운 한밤중의 기도가 시작됩니다. 이맘은 수도승들에게 준비해둔 검은색 음료를 한 잔씩 먹입니다. 그날 단 한 명도 졸지 않고 무사히 기도를 마치게 됩니다. 이후 밤이면 밤마다 이 열매의 씨앗을 달여 마시면서 이것을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뜻의 카파 kaffa라는 이름을 짓게 됩니다. 현재 커피의 어원이 바로 에티오피아의 지역 이름이기도 한 이 카파kaffa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편의점에 가면 비슷한 커피 브랜드 이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답니다.



< 북회귀선, 남회귀선을 기준으로 커피 재배 지역이 형성됩니다. >


 

커피나무는 주로 따뜻한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열대 식물이기 때문인데요. 적도를 중심으로 남위 25도와 북위 25도 사이에 있는 국가들을 묶어 ‘커피벨트’라고 부릅니다. 브라질, 베트남,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생각하면 덥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보통 그런 기후이지만 생각보다 커피나무는 재배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재배할 수 있는 나라들이 한정되어 있지요.

 

<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차이 > 


이미지 출처 : https://www.theroasterie.com

 

커피 원두는 나라와 지역마다의 특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정한 원두를 구매하러 다니는 전문가들이 따로 있습니다. 커피 품종은 현재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크게 분류하면 두 가지인데요. 아라비카 종과 카네포라 종입니다. 카네포라 종에서도 로부스타 종이 워낙 유명하기에 카네포라를 보통 ‘로부스타’라고 부릅니다. 이젠 커피 품종은 크게 두 가지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기억해주세요. 아라비카는 고급 품종으로 여겨 흔히 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커피에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로부스타는 주로 캔 커피나 인스턴트커피처럼 가공되는 커피에 소비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고 계시다면 아라비카 고급 원두를 드시고 계신 겁니다. 그렇다면 고급 원두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 자신의 커피를 자랑(?)하는 예멘 커피 농장주 >

이미지 출처 : http://www.donevelio.com/


세계 3대 커피라 불리는 커피 원두는 예멘 모카, 하와이안 코나, 그리고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입니다. 예멘 모카는 세계 최대 커피 무역항이던 모카에서 이름이 유래하였습니다. 예멘에서 커피가 최초로 재배되고 예멘의 모카 항구에서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모카 커피라 불리게 되었지요.

 

< 빈센트 반 고흐가 예멘 모카 마타하리를 그렇게 사랑했다죠? > 


 

초콜릿의 맛과 향이 나기로 유명해서 커피의 귀부인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모카란 초콜릿이란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카페 모카’ 하면 초콜릿이 들어간 달콤한 커피를 말하거든요.

 

 

< 하와이언 코나 커피가 재배되는 플랜트의 항공촬영 사진 >

이미지 출처 : http://www.bluehorsekona.com/

 

< 미국이라 그런지 미디어를 통한 하와이안 코나 커피 홍보가 많이 보입니다. > 

 

하와이안 코나는 미국 하와이 제도 중에서 가장 큰 섬인 하와이 섬의 코나 지역에서 재배되는 커피를 말합니다. 태평양의 기후와 화산재 토양 그리고 천연 그늘 막이 있는 축복받은 재배 환경 때문에 비교적 낮은 지대에서 경작이 되지만 고지대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고품질의 커피가 생산됩니다. 한국에서도 코나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 천혜의 고산지대에 펼쳐진 자메이카 커피 농장의 풍경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자메이카 동쪽 블루마운틴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로 커피의 황제라 불립니다.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이 되고 커피를 재배하기에 알맞은 카리브 해 특유의 이상적인 재배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엄격한 품질관리로 유명한데요.

 


< 자메이칸 블루마운틴은 통일된 마크를 사용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상징이죠. >

 

블루마운틴이란 칭호는 ‘법률로 지정된 블루마운틴 영역에서 재배되고 법률로 지정된 정제 공장에서 가공처린 된 커피’만이 얻을 수 있는 이름이라고 하니 황제라 불릴 만하겠네요. 세계 3대 커피라고 내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세계 3대 커피보다 더 맛있는 커피는 바로 내 입맛에 맞는 커피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장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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