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생활·컴퓨터등)

PC 건강을 책임지는 케이스&파워 선택법

랏팅 2015. 8. 8. 02:50

[초보 조립PC 가이드] ④ PC 건강을 책임지는 케이스&파워 선택법

[미디어잇 최용석] 지금까지 처음으로 PC를 조립해 보려는 초보자들을 위해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모니터를 선택하는 요령을 소개해봤다. 하지만 완벽한 한 대의 PC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택이 더 필요하다. 바로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다.

아무리 하드웨어 초보자라도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과 같은 핵심 부품의 중요성은 그럭저럭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의 선택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평소 PC를 잘 쓰고 있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사에서는 PC 조립에서 왜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가 중요한지 그 이유와 좋은 제품 선택 요령을 소개해 본다.

 

‘외모’뿐만 아니라 ‘쿨링’으로 PC 건강을 지키는 케이스


PC는 평소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고성능 가전 제품이다. 그만큼 열도 많이 발생한다. 기가헤르쯔(GHz, 초당 10억회의 사이클) 단위의 속도로 연산처리를 반복하는 CPU와 GPU(그래픽카드)에서 특히 뜨거운 열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해소하지 않으면 고장이나 오작동의 원인이 된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품에는 큼직한 금속 방열판과 팬으로 강제로 냉각시키는 ‘쿨러’가 반드시 장착되어 1차적으로 냉각을 해준다.

문제는 기본 쿨러로 발산된 열기를 가만히 놔두면 해당 부품 주위에 고스란히 고이면서 냉각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PC의 케이스는 1차 쿨러를 통해 발산된 열기를 PC 외부로 완전히 배출해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냉각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2차 쿨러’의 역할을 한다. 즉 케이스는 단순히 PC의 외모만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PC가 건강하게 잘 작동하도록 돕는 숨은 공로자인 셈이다.


PC의 케이스는 '외모' 뿐만 아니라 PC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최신의 PC는 성능은 물론 전력 효율도 좋아졌으며, 그만큼 발열도 많이 줄어들었다.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 등 단순한 용도의 PC라면 크게 고민할 것은 없다. 뒤쪽에 팬이 1개 이상 달려 최소한의 쿨링 기능을 갖춘 케이스라면 1만~2만 원대의 보급형 케이스로도 충분하다.

반면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이밍 PC로 가는 경우라면 케이스의 쿨링 성능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적어도 120mm급 대형 팬이 2~3개 이상 달린 케이스를 사용해야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PC를 만들 수 있다. 그래픽카드에서 발생하는 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미들타워급' 케이스 중 3만 원대 이상의 제품이라면 어지간한 게이밍 PC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쿨링 성능을 제공한다.


기존의 '타워형'을 벗어난 다양한 디자인의 케이스를 선택할 수 있지만 주의할 부분도 있다.
 

 

물론 PC의 ‘외형’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디자인 역시 중요하다. 과거에는 덩치 큰 직육면체 상자 모양의 ‘타워형’ 케이스만 있었지만, 요즘엔 대기업 완제품 PC같은 슬림형 케이스나 손바닥만한 미니PC형 케이스, 주사위모양의 ‘큐브형’ 케이스 등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케이스 디자인의 선택은 자유지만 미리 알아둘 2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우선 작고 날씬한 케이스 일수록 냉각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성능 PC를 구성하기 힘들다. 작은 크기에 고성능을 구현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비용을 요구한다.

둘째는 앞서 선택한 메인보드의 종류에 따라 케이스의 선택 범위도 한정된다는 것이다. mATX나 미니ITX 규격의 작은 메인보드일수록 작은 케이스에도 쉽게 장착할 수 있지만, ATX규격의 풀사이즈 메인보드는 거의 타워형 케이스만 선택 가능하다.

쿨링 성능과 디자인만 잘 고려하면 PC 케이스의 선택은 2/3가 끝난 셈이다. 케이스도 PC를 교체하기 전까지는 쉽게 바꾸기 어려운 부품인데다, 두고두고 눈으로 보면서 쓰는 제품인 만큼 처음 선택을 잘 하는게 중요하다.

 

힘차게 쌩쌩 돌아가는 PC, ‘파워’에 달렸다


파워서플라이(이하 파워)는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생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온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하는 게 심장이라면 파워는 PC의 각 부품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전원을 구석구석 공급한다.

심장에 병이 있어 건강치 못하면 일상 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발생하는 사람의 몸처럼 PC의 파워 역시 출력과 성능이 부실하면 툭하면 멈추거나 오작동이 발생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PC 하드웨어를 공부하다 보면 “파워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PC지만, 전원을 공급하는 파워는 아날로그적인 특성이 강한 부품이다. 이는 파워를 구성하는 내부 부품의 품질이 성능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며, 비싼 만큼 성능과 출력은 물론 안정성까지 높다는 것이다.

파워의 역할은 전원공급만이 아니다. 낙뢰나 서지(surge), 합선이나 누전 등으로 발생하는 전기적인 충격을 흡수해 다른 중요 부품들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즉 전기적인 재해로부터 PC의 다른 부품을 보호하는 ‘보험’ 역할도 한다. 바꿔 말하면 형편없는 파워일수록 출력이나 성능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PC를 보호하는 기능도 약하다는 뜻이다.


파워서플라이는 비쌀수록 좋긴 하지만, 무조건 비싼 제품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이 잘 갖춰진 제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가격만 수십 만원을 넘어가는 고가의 파워만이 답은 아니다. 자신이 사용하는 PC의 구성에 맞춰 가격과 성능이 적절하게 조화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파워 선택의 핵심은 ‘정격 출력’ 용량이다. 정격 출력이란 ‘정격’으로 표기된 용량만큼의 최대 출력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당연히 정격 용량이 클수록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저질 제품일수록 표기 용량 대비 정격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아예 정격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 용량은 어느 수준이 적당할까. 정격 출력 기준으로 400~500W 정도면 일반적인 용도의 PC로는 충분하다. 최소 구성에 단순한 용도의 PC는 300W 내외로도 충분하지만, 고성능 게이밍 PC라면 여유분까지 고려해 적어도 500~600W 이상의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안전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파워 제품은 일단 의심해보는게 좋다.
 

자율안전인증을 획득한 제품인지 여부도 중요하다. 자율안전인증은 정상적인 파워 제품이라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필수 인증으로, 이 인증이 없는 제품이라면 출처와 품질, 성능을 의심해봐야 한다. 요즘은 파워 제품들도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보급형 제품이라 하더라도 자율안전인증까지 획득한 정격 출력 500W급 제품들을 3만 원 내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좀 더 욕심을 내본다면 ‘80플러스(80PLUS)’ 인증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80플러스 인증은 전력 변환 효율이 80% 이상인 고효율 제품들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인증으로, 일반-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늄 순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고효율의 제품임을 뜻한다.

효율은 성능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높을수록 낭비되는 전력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전기요금 절감에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 물론 고등급 고효율 제품들은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사실 케이스와 파워 선택의 중요성은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아직 부족하다. 케이스의 경우 확장성과 부가기능까지 열거하면 끝이 없으며, 파워도 전원 케이블 구성과 방식 등을 따지면 설명이 길어진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만 선택 요령만 잘 지켜도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PC 조립에 임하는 초보들에게 충분한 조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립PC를 구성하다 보면 디자인부터 결정하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케이스와 파워는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케이스와 파워의 선택은 PC 조립에 있어 화룡점정을 찍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잘 선택함으로써 ‘나만의 PC’를 멋지게 완성할 수 있도록 해보자.

최용석 기자 rpc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