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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초보의 현명한 모니터 선택법

랏팅 2015. 7. 29. 03:06

[초보 조립PC 가이드] ③ PC초보의 현명한 모니터 선택법

[미디어잇 최용석] PC를 구매할 때 완제품이 아닌 ‘조립PC’에 과감히 도전하는 초보자들이 적지 않다. 완제품 PC에 비해 원하는 사양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완제품 대비 동일한 사양에서 가격이 훨씬 저렴한 것이 초보자들도 조립PC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하지만 조립PC를 제대로 구성하려면 최소한의 PC 하드웨어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신에게 필요한 성능과 요구사항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고, 적정 수준의 꼭 필요한 부품으로 PC를 구성하기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지식은 하루아침에 모두 쌓을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초보자들이 조립PC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를 조금이나마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PC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니터를 선택하는 요령을 알아보자.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모니터는 풀HD 해상도의 27인치 제품이다.
 

 

PC용 모니터의 선택 기준, 크기보다 ‘해상도’가 우선


TV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형’으로 표시되는 화면 크기다. 화면이 클수록 정보전달력이 늘어남은 물론, 시청자의 몰입감도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TV는 거실과 같이 다소 떨어진 위치에서 시청하는 만큼 물리적인 크기가 클수록 실제 보이는 화면의 크기도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PC용 모니터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해상도’다. TV는 화면 크기는 달라도 정해진 방송 규격에 따라 동일한 해상도를 제공하는 반면, PC용 모니터는 제품에 따라 크기는 물론 해상도까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TV와 달리 고작 1~2m 이내의 거리에서 화면을 보기 때문에 해상도의 중요성은 그만큼 크다.

모니터의 해상도는 평소 PC로 자주 하는 작업의 종류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최소 기준은 풀HD(1920x1080 혹은 1080p)다. 대부분의 최신 영상 콘텐츠가 풀HD에 맞춰 나오기 때문에 이제는 ‘기본 해상도’나 다름없다. 또 2개의 창을 동시에 열었을 때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는 가장 낮은 해상도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풀HD 이상의 해상도, 즉 QHD(2560x1440)와 UHD(4K, 3840x2160) 해상도의 모니터도 쉽게 볼 수 있다. QHD나 UHD같은 초고해상도 모니터는 같은 크기의 풀HD 모니터에 비해 한 화면에 표시하는 픽셀(pixel; LCD방식 디스플레이에서 하나의 화소를 구분하는 단위)의 수가 훨씬 많아 보다 넓은 작업영역을 제공한다. 때문에 고해상도의 사진 편집이나 그래픽 디자인 등의 작업에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초보자 입장에서 풀HD 이상의 해상도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먼저 ‘전용 콘텐츠의 부족’이 문제다. 분명 QHD나 UHD 모니터는 풀HD보다 고해상도를 지원하지만, 여전히 그 해상도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적인 풀HD 기반 콘텐츠를 QHD나 UHD 모니터에서 재생하더라도 ‘업스케일’ 기능이 없으면 실질적인 화질 향상효과는 거의 없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대가 되면서 최고의 화질을 보려면 콘텐츠의 해상도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와 1:1로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튜브나 일부 IPTV 등을 중심으로 4K 콘텐츠의 수도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보편화된 풀HD 콘텐츠에 비하면 여전히 새 발의 피다. 일부러 4K 콘텐츠를 구해서 보는 경우나 ‘게임’처럼 1:1 해상도를 지원하는 콘텐츠를 즐기는 게 아니라면 풀HD를 초과하는 해상도는 아직까지 큰 매력이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가독성’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로, 동영상이나 게임 화면에서는 느끼기 어렵지만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의 크기도 덩달아 작아지기 때문에 가독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화면 크기가 작은데 해상도만 높아지면 글씨 크기도 깨알같이 작아져 읽기가 쉽지 않다. 시력이 좋지 않아 평소에도 안경을 쓰는 이들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윈도 운영체제는 그런 경우를 대비한 텍스트 확대 기능이 있지만, 확대 범위가 한정된 데다 완벽하지도 않기 때문에 100% 대안이 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높은 해상도로 갈수록 PC의 요구사양도 덩달아 높아진다. 특히 CPU와 그래픽 부담이 대폭 늘기 때문에 처음 생각했던 사양보다 한 단계 높은 사양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그만큼 추가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고해상도의 대형 모니터는 보다 좋은 화질을 기대할 수 있지만 비싼 가격과 콘텐츠 부족, 높은 하드웨어 요구사항, 사용환경, 가독성 등이 걸림돌이다.
 

 

화면크기, 이왕이면 27인치급으로


화면 해상도를 결정했으면 그다음이 바로 화면 크기를 결정할 때다. 풀HD 해상도의 모니터는 보통 23~24인치 제품부터 있지만, 가독성을 고려한다면 요즘 많이 저렴해진 27인치가 적당하다.

같은 이유로 가독성을 고려해 QHD급 해상도에서는 27~32인치급을, UHD급 해상도라면 32인치 이상의 화면 크기가 적당하다. 30인치 이하 크기의 모니터 중에도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있지만,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초보자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화면이 커질수록 ‘밝기’도 중요하다. cd(칸델라) 값으로 표현되는 모니터의 밝기는 최소 200cd 이상은 되어야 사용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의 밝기를 제공할 수 있다. 색감이나 화질 등에 신경이 쓰인다면 적어도 250cd 이상의 제품을 추천한다.

다만 화면 크기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27인치를 초과하는 대형 모니터들은 그만큼 자리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여유 공간을 넉넉히 확보해야 한다.

또 TV와 달리 모니터는 평균 1m 내외의 짧은 거리에서 화면을 보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너무 큰 모니터는 한 눈에 화면이 다 안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 고려해야 할 것은 패널의 종류와 각종 부가기능이다. 대표적인 부가기능 중 하나인 TV 수신 기능은 IPTV 또는 케이블TV가 대세인 요즘 인기 없는 기능이다. 차라리 HDMI 입력의 수가 많은 것을 골라 더 많은 셋톱박스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좋다.

패널 종류는 크게 TN패널과 광시야각 패널(IPS, PLS, VA 계열)로 나뉜다. TN패널을 쓴 모니터는 가격도 좀 더 저렴하고 화면 응답속도로 빠른 편이지만, 시야각에 한계가 있어 화면이 커질수록 불리하다.

반면 광시야각 패널의 경우 좀 더 비싸고 응답속도도 약간 느리지만, 화면을 보는 각도(시야각)에 따른 색상 왜곡 등이 없어 대형 모니터로 갈수록 유리하다. ‘게임 전용 모니터’처럼 특수 목적의 모니터나 아주 저가의 모니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광시야각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구매 전 확인해두자.

마지막으로 고려할 점은 ‘플리커프리(깜빡임 감소)’와 ‘청색광(블루라이트) 감소’ 등 시력보호 기능의 유무다. 모니터나 TV는 기본적으로 1초에 약 60장의 화면을 출력한다. 이때 눈으로는 거의 느낄 수 없는 미세한 깜빡임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장시간 보고 있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청색광(블루라이트)도 마찬가지로 파장이 짧은 청색계열 광원을 눈으로 오래 보면 피로해질 수 있어 이를 줄이는 기술이 시력 보호 기능으로 탑재되곤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니터가 눈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 아닌 ‘사용 시간’이다. 중간중간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눈 마사지 등을 병행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모니터의 시력보호 기능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 즉 해당 기능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모니터는 한 번 장만하면 고장이 나거나, 싫증이 나지 않는 이상 두고두고 쓰는 주변기기 중 하나다. 가격도 CPU와 그래픽카드에 이어 평균적으로 가장 비싼 주변기기 중 하나인 만큼 처음 선택이 중요하다.

무작정 화면이 크고 고해상도의 모니터만 고집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PC의 사용목적과 사용환경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는 편이 쓸데없는 비용낭비를 줄이고, 오래오래 두고 쓸 수 있는 친구 같은 모니터를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